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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체 교회와 선교 사역

By Eugene Kim

Stock women holding hands spiritual gifts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선교학자였던 데이비드 보쉬 (David Bosch)는 선교를 구원을 베푸시는 하나님과 구원이 필요한 세상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그의 선교에 대한 이 명제는 하나님과 세상을 연결하는 연결 고리로서의 교회의 역할을 돌아보게 한다. 교회를 세상과 하나님 나라가 교집합적으로 연결되는 장소로 본다면, 교회는 선교의 장이 되어야 하고, 선교는 교회를 통해 실현되어야 한다. 어떻게 교회들이 선교 사역을 준비하고 강화하고 지속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다음의 다섯 가지 제안과 도전을 통해 함께 나누고자 한다.

선교는 연합이며 협력이다.

1. 선교 교육을 위한 선교 학교를 시작한다.

크리스천들에게 있어서 선교는 내가 선교에 참여할지 말지를 선택하는 선택지가 아니다. 선교는 구원의 현장에 증인으로 서라고 초대하시는 하나님의 초청에 응답하는 영광스러운 의무이다. 따라서, 선교는 사람의 선교가 아니라,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이다. 교회에서의 선교 교육은 하나님의 초대에 응답하기 위한 교육이다. 이를 위해 교회에서 선교 학교를 시작해 보라. 단기 선교이든, 장기 선교이든, 비전 트립이든 혹은 인터넷을 이용한 비대면 선교이든, 올바른 선교에 대한 지식은 선교 사역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지식 없는 열정의 위험성을 우리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선교 학교는 8주간의 커리큘럼을 준비하여 진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다만 각 교회의 사정에 맞게 6주 혹은 4주간의 커리큘럼으로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커리큘럼은 크게 세 가지 틀—선교의 목적, 성서적 근거, 타 문화의 이해—을 중심으로 준비하면 좋을 것이다.

2. 연합과 협력 선교의 틀을 마련한다.

선교 학교를 통해 선교 교육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선교 사역에 참여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선교적 비전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교회들과 연합과 협력의 선교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선교지가 있어서 정기적인 선교를 시행하고 있는 교회는 그 선교지를 자신들의 선교지로만 여겨서는 안 되고, 다른 교회들도 선교 사역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협력과 연합의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직접적인 선교지가 없는 교회는 이미 준비된 선교지에 과감하게 발을 들여놓아야 한다. 선교와 선교지에는 자기 밥그릇이라는 개념이 있을 수 없다. 선교의 방향과 올바른 선교관을 가지고 있는 교회라면 어느 선교에도 참여할 수 있는 상생과 협력과 연합의 선교가 이루어져야 한다. 누구나 선교라고 하는 큰 목적을 위해 조력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선교의 주력자는 특정 교회나 특정 선교단체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이시며, 모든 교회는 선교의 조력자로 참여하는 것이다. 실천적인 협력 선교를 위해 목회자들 간의 선교에 대한 대화와 비전을 나누는 시간을 많이 가질 필요가 있다. 선교는 각개 전투가 아니다. 선교는 연합이며 협력이다.

3. 선교를 교회 주변에서부터 시작한다.

주님은 제자들에게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사도행전 1:8)이라고 하는 선교 지역적 개념을 제시하셨다. 사실 이 개념은 지역적인 선교 확장 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선교의 문화적, 언어적 확장성을 의미한다. 선교에 있어서 “땅끝” 만을 지나치게 강조하게 되면, 교회는 해외 파송 선교사 혹은 해외 선교지의 숫자로 자신들의 선교 역량을 보여주려는 우를 범하게 된다. 이러한 인식들은 주변 선교를 가벼이 여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선교의 시작이 반드시 해외일 필요는 없다. 주님의 명령도 예루살렘부터 시작한다. 다만, 현대 사회가 국외와 국내라는 지역적 한계의 개념을 뛰어넘는 공존의 시대이기 때문에, 지역 선교, 주변 선교라고 해서 같은 문화권의 선교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로컬이 글로벌이고 글로벌이 로컬인 시대, 글로컬(glocal) 시대이기에 주변 선교가 이제는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이 되었다. 따라서 주변 선교가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선교라고 하면 해외, 타 문화권만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선교 학교를 통해 교육으로 극복되어야 할 오해이다. 웨슬리의 해외 (조지아주) 선교는 큰 빛을 보지 못하였지만, 그의 국내 (영국) 선교는 큰 결실을 보여주었다.

4. 교회 예산의 십일조를 하나님께 드린다.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가 되기 위해서는 교회의 DNA가 선교적 관심과 노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선교적 관심과 노력은 행동을 통해 증명되어야 하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재정적인 부분이다. 이를 위해 교회 예산의 십일조를 제안하고자 한다. 성도들은 나의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이라는 고백으로 십일조를 드리는데, 교회는 교회의 모든 것이 하나님의 것이라는 고백으로 예산의 십일조를 드리고 있는가? 예산의 십일조라는 개념이 새로운 도전일 수는 있겠지만, 최소한 교회 예산의 십일조를 선교를 위해 쓰일 수 있도록 구분하는 것이 선교적 교회의 모습이다. 선교적 교회는 목회적 교회와 구분된다. 선교적 교회와 목회적 교회의 큰 차이는 교회가 시선을 어디에 두느냐에 있다. 선교적 교회는 시선을 교회 밖으로 돌린다. 반면, 목회적 교회는 시선을 교회 안으로 돌린다. 목회적 교회는 예산을 짜고 결산을 맞추고 올해의 결산으로 내년도 예산을 준비하는 등의 행정에 큰 노력을 기울인다. 교회 이웃보다는 교회 교인들 돌보기(membership management)에만 급급하다. 교회가 시선을 안으로 돌리게 되면서 교회의 이웃과 세상을 향한 선교적 목적은 약화되고, 현상을 유지하기에 급급해진다. 반면 선교적 교회는 교회 안의 일은 성령께 맡기고, 교회 밖을 위해 선교하고 사역한다. 선교적 교회와 목회적 교회의 눈에 보이는 구분이 교회 예산의 십일조일 것이다. 구분된 선교 헌금 없이도, 예산의 십일조가 온전히 선교를 위해 쓰일 수 있어야 한다.

5. 선교사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의 창구를 유지하고 발전시킨다.

글로벌 팬데믹으로 인해 새로운 소통의 문화가 우리에게 생겼는데, 바로 온라인을 통한 만남과 소통이다. 팬데믹이 종식되면 어느 정도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는 있겠지만, 팬데믹을 통해 형성된 온라인의 문화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는 선교지에 있는 선교사들과의 만남에는 장점이 될 수 있다. 해외이든 국내이든 선교 사역에 전념을 다하고 있는 선교사들과의 만남이 이제는 선교지를 떠나지 않고도 어디에서든 인터넷이 연결되면 가능하게 되었다. 다양한 선교사들과의 만남을 교회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계획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선교 학교와도 연결될 수 있는 부분인데, 여러 선교사를 선교 학교 온라인 강사로 초청해서 다양한 사역의 이야기들을 직접 들을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장의 소리를 직접 들음으로써 선교 사역에 대한 이해와 준비, 그리고 참여가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선교는 하루아침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역에 대한 하나님의 부르심(초청)이 있어야 하고, 부르심을 확증하는 분별의 시간(기도), 그리고 철저한 교육과 준비(훈련)의 시간이 있어야 한다. 선교에 대한 초청과 기도와 훈련은 선교 사역을 위한 기초 군사 훈련과 같다. 기초 군사 훈련 없이 전쟁터에 나갈 수 없듯이, 하나님의 초청과 기도와 훈련 없이 선교에 참여하는 것은 지식 없는 열정처럼 위험하다. 위의 다섯 가지의 제안과 도전을 통해 조금이라도 교회가 선교 사역에 참여할 수 있는 준비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영어 기사로 읽기

김유진 목사 [email protected]
Pleasant Valley UMC,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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