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세대를 향한 교육 목회의 과제
By Young Taek Lim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 목회의 기능은 두 가지다. 하나는 과거 전통과 유산을 전수(transmission)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전통을 오늘에 변형(modification)하여 재창조하는 작업이다.”
오늘의 교육 목회 현장
오늘의 교육 현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을 경험하고 자란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미래는 어떠할까? 미래 세대를 위한 오늘의 교육 목회 패러다임은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오늘의 교회 교육 현장을 돌아보면 현저하게 어린이와 청소년이 교회 공동체를 떠나고 있다. 기독교 교육학자들은 “2023년부터는 어린이 없는 교회가 급증한다”라고 진단한다.[1] 한국감리교회 교회학교의 통계를 보면 해마다 1만 명씩 감소하고 있다. 왜 감소할까? 교회가 재미없고, 다양한 문화적 콘텐츠와 프로그램이 시도되지만, 머리와 가슴에 와닿지 않는다. 부모들은 무관심하다. 교회 교육 지도자들은 영성과 전문성의 융합적 노력과 연구를 등한시한다. 또 하나의 감소 요인은 저출산과 고령화 인구의 증가다. 교육 목회적 관점에서 더 큰 문제는 10년, 20년 후에도 신앙의 유산을 계승하며 신앙적으로 살 수 있도록 양육하고 있는가이다.
2015년 한국 종교 분포 조사에 의하면, 국민의 절반이 넘는 56.1%가 무교로 나타났다. 그중에 20대의 젊은이들이 64.9%의 높은 분포를 차지한다.[2] 2014년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의 종교적 지형 변화 조사에 의하면, 미국인의 22.8%가 무종교인(unaffiliated)으로 나타났다. 7년 전(2007년)보다 6.7% 증가하였다. 특히 1981~1996년에 태어난 밀레니얼(Millennial) 세대의 35%가 어느 종교도 가지고 있지 않다. 이들의 분포는 개신교 밀레니얼 세대의 인구(37%)와 비슷하다.[3] 이와 같은 추세라면 그리스도인은 더욱더 세속적으로 혹은 무신론적으로 변할 것이다. 무종교인 증가 현상은 오늘의 과학과 기술 체계를 자신들의 삶에서 신앙화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
오늘의 교육 현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직면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여 산업계는 물론 미래의 교육과 그에 대한 일자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오늘 초등학교에서 공부하는 어린이들의 65%가 미래에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 직업을 갖게 된다. 지난 2016년 조지아공대 컴퓨터 공학과의 ‘질 왓슨’이라는 조교가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AI)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질 왓슨은 학생들의 이메일 질문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척척 답을 보내 주었다. AI 조교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학생들의 수학 능력에 맞는 일대일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였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을 활용한 3D 교실은 학생들이 가보지 못한 다양한 지역을 다녀오게 한다.[4] 매일 뉴스에 등장하는 사물 인터넷(IoT), 빅데이터(Big Data), 딥 러닝(Deep Learning), 3D 프린팅, 클라우드, 드론, 자율주행차, 인공지능의 이야기는 미래 사회와 교회가 도전받고 준비할 교육 목회의 과제다.
그렇다면 과학적 정보 기술형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내버려야 하는가? 인공지능 로봇이 자동차 조립하듯이 미래의 교육 목회는 계속 전통 교육을 주입하여야 하는가? 무엇(What)을 알게 하고, 어떻게(How) 하는 방법을 전수하는 교육은 인공지능 시대에는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 왜(Why)라는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질문과 생각과 마음을 하나님께 모으는 슬기의 교육이 필요하다. 딥 러닝을 통한 인공지능은 과거 경험의 수많은 데이터의 저장과 연산으로 인간의 머리를 뛰어넘을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은 자율성과 감성과 지성을 지닌 인격체다. 비논리적이지만, 양심, 의지, 영감을 부여받았다. 사람은 지식으로 배운 적이 없어도 내재한 양심과 믿음에 의해서 선한 행동을 한다. 그러므로 교육 목회는 이 과학적 정보 기술 세계와 문화 속에서 신앙적인 시각과 사유할 수 있는 사람을 키우는 교육을 더욱더 하여야 한다. 이 노력을 위해 교육 목회는 새로운 대안적 프로그램보다는 교육 패러다임(Paradigm)의 의식적 변화가 요구된다. 따라서 교회 목회의 미래를 위해 몇 가지 복음적 과제를 제안한다.
신앙 교육은 무엇이 귀중하고,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는가에 대한 물음과 대답이다.
교육 목회의 과제
1. 교사의 정체성 성찰
교육의 영성을 강조하는 파커 팔머(Parker Palmer)는 교육에서 무엇을(내용), 어떻게(방법), 그리고 왜(목적) 가르치는가보다도 누가(교사와 학습자, 회중) 가르치고 배우느냐를 중요시한다.[5] 교사는 내가 누구이고, 무엇을 하는 사람이고, 어디로 가는가의 자기 존재를 분명히 하지 않으면 교육의 방향을 잃게 된다. 교사는 세 가지를 다짐하여야 한다. 첫째는 ‘교사로 부르심을 받았다’라는 소명감(Calling)이다. 교사는 먼저 하나님의 부르심에 내가 응답하였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부르심의 응답은 매일 구원의 확신에 대하여 하나님께 묻고 기도하는 생활이다. 둘째는 ‘교사로 세우심을 받았다’라는 지도력(Leadership)이다. 지도력을 위해서 계속된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교사의 신앙과 삶은 살아있는 커리큘럼이므로 올바른 지도력이 요구된다. 미래 교육 목회의 성패는 교사의 세움을 위해 훈련에 참여하는 일과 무관하지 않다. 셋째는 ‘교사로 보내심을 받았다’라는 교사의 선교적 사명(Mission)이다. 세상의 악한 영들이 어린이와 청소년의 마음을 빼앗아가고 있다. 교사는 하나님 없이도 살 수 있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와 현장에 보내심을 받은 교사임을 각성해야 한다. 그러므로 교사의 정체성을 위해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는 구원의 확신과 헌신성을, 어린이와 청소년과의 관계에서는 사랑하고 돌보는 마음을, 그리고 맡겨진 일과의 관계에서는 열심과 능력이 요구된다.
2. 가정과 교회 교육 현장의 확대와 융합
지금은 융합의 시대다. 신앙 교육도 교회 교육의 현장과 다른 현장과의 융합과 연계가 필요하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다양한 현장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함으로 성숙한 신앙을 체득하여 나간다. 이것을 교육의 생태(Ecology of Education)라고 한다. 실제로 어린이와 청소년은 가정과 학교와 사회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경험한다. 현시대의 학교 현장은 종교 교육의 제한으로, 사회 현장은 놀이 문화와 경쟁 풍토로 신앙 교육이 심각한 위기에 놓여있다. 교육 현장의 융합과 확대는 교회 교육과 교사에게만 의존하는 낡은 패러다임에 변화를 주는 일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신앙을 교회학교에 맡기고, 학교 교수형 지식 주입을 전문성이라고 생각하는 패러다임을 버려야 한다. 신앙은 인간의 학습적 계획의 틀을 넘어 형성된다. 교육 목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교회 교육과 가정 교육의 융합, 교회 교사와 부모 간의 연계성을 강조하는 일이다. 가정 공동체에서 부모/성인의 신앙적 태도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세계관, 가치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자아상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그러므로 교육 목회는 교회 교육 현장의 1차 대상을 부모로 정하고, 교회와 가정에서 융합하고 실천하는 양육 체계가 되어야 한다. 어린이와 부모는 교회에서 같은 메시지로 배우고, 가정 공동체를 통해 함께 실천하는 가정 교육 목회 운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3. 생명과 희망의 가치관 교육
가치관 교육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무엇이 귀중하고, 인생의 가치를 어디에 두는가를 배우는 일이다. 삶의 우선순위에 있어서 ‘필요성’과 ‘귀중성’을 분별하는 교육이다. 필요성은 일상생활과 연결된 욕구다. 귀중성은 양심, 진실, 건강, 생명이다. 필요한 것은 많으면 편리하고 좋은 것이지 귀중한 것이 아니다. 마이클 샌델(Michael J. Sandel)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What Money Can’t Buy)에서 돈으로 살 수 있는 것과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을 말하며, 돈으로 살 수 있어도 사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고 말한다. “무엇이 가치를 결정하는가?”에서 정의와 도덕을 아우르는 신앙의 힘을 말한다.[6] 신앙 교육은 무엇이 귀중하고,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는가에 대한 물음과 대답이다.
미래 세대들에게 생명 교육의 가치는 너무 소중한 교육이다. 생명 교육은 환경과 생태계의 문제로 하나님의 창조 질서와 인간의 책무를 다룬다. 생명은 존중되어야 한다. 존중될 수 없는 사회적 경제적 여건에 있는 생명까지도 평등하여야 한다. 이것은 생명이 생태계 안에서 균형을 이루기 때문이다. 논란이 되는 생명 복제는 선한 가치가 있는가 없는가보다 생명의 조작이 문제가 되고 있다. 생명을 돌보아야 하는 인간의 책무는 하나님 없는 유전 공학의 발전을 바른 가치관으로 인도하는 것이다. 2014년 한국에서 벌어진 304명의 생명을 방관한 세월호 사건과 1999년 콜로라도주 콜럼바인고등학교에서 13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기 사건은 지금도 진실 규명과 ‘생명을 위한 행진’으로 이어지고 있다.[7] 그러므로 생명을 위한 교육 목회는 물질 중심의 가치관에 대하여 회개의 교육을, 업적과 성장보다는 영혼을 사랑하는 변화의 배움을, 그리고 개인적 이기주의에 빠진 구조에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의 훈련이 필요하다.
다른 하나는 희망의 교육이다. 오늘의 미래 세대에게 희망의 반대는 절망이 아니라 희망 없는 비극이다. 사회학자들은 “사회에 희망이 사라지면 자살과 폭력의 두 가지 현상이 뚜렷이 나온다”라고 말한다. 오늘의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꿈과 비전을 물어보면 없다고 한다. 장래 희망, 인생관, 직업, 원하는 대학과 전공을 물으면 “SAT 점수가 나와봐야 안다”라고 한다. 오늘의 대학 입시 경쟁, 취업, 결혼, 인종과 성차별, 소수자의 갈등은 희망을 포기하고 좌절하게 한다. 그리스도교는 빼앗긴 시대의 희망을 찾으려고 애써왔다. 역사적으로 감리교회는 한국 사회와 민족에 희망을 제시하고 인재를 양성하고 위로를 하여왔다. 교회에서 배운 희망의 교육은 청소년들에게 자유와 희망의 교육을 하였다. “오늘의 교회와 교육에 희망이 있는가”라는 물음은 교회의 위기를 극복하려는 희망의 교육을 암시한다. 존 웨슬리는 국가의 위기에서 ‘성서적 거룩함’의 모형으로 희망을 제시하였다. 교육 목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신앙과 의미를 그 시대와 문화 속에 구체적으로 양육하여 그리스도의 삶으로 형성(회심)시키는 일이며, 변화된 삶을 통하여 이 사회가 하나님의 나라로 변모하기를 희망(성화)하는 일이다.[8] 이 과제를 위해 교육 목회의 미래는 오늘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교육을 제시하고 체험하도록 하여야 한다.
4. 성서적 교육 방법의 개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증언한 후, 베드로는 삶의 위기에서 탄식하는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인 됨의 방법을 제시한다(사도행전 2:38). 첫째는 회개다. 회개는 나의 마음에 하나님이 찾아오시는 체험이다. 인간의 노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이끄심으로 삶의 방향을 바꾸는 행위다. 복음적인 회개는 죄로부터 정결한 마음을 얻게 하여 행실로 변화하는 과정을 말한다. 예배는 회개이고 학습자가 하나님의 형상을 되찾는 회심의 방법이다.[9] 둘째는 세례다. 세례는 하나님의 백성으로 양육하는 성례전이다. ‘나는 하나님의 자녀’라는 정체성은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신앙 공동체의 성도가 되는 신앙적 결단을 하게 한다. 세례를 위한 철저한 예비자 교육의 과정과 부모들의 양육과 책임은 교육 목회의 큰 과제다. 셋째는 죄 사함의 치유다. 예수께서 치유의 기적을 죄 사함으로 연결하듯이 베드로도 같은 방법을 제시한다. 어린 시절 받은 학대, 좌절, 실패, 분노, 억울함, 냉대, 배신감, 매 맞음, 놀램 등의 상처는 죄 사함의 치유를 원한다. 이야기 방식의 내적 치유는 잃어버린 영혼과 삶에 대한 연속성과 통전성을 되찾게 한다. 넷째는 성령 체험이다. 성령 체험은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일이며, 우리 마음에 부어지는 것이다. 성령의 은총으로 인간의 본성은 변화되며 권능의 사람으로 변모한다.[10] 따라서 성령 체험의 교수-학습 방법은 성령의 열매(갈라디아서 5:22)와 빛의 착한 행실(마태복음 5:14~16)을 실천하는 교육이다.
미래의 어린이와 청소년, 그의 이름은 오늘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 목회의 기능은 두 가지다. 하나는 과거 전통과 유산을 전수(transmission)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전통을 오늘에 변형(modification)하여 재창조하는 작업이다. 교육은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그리스도의 삶의 방식을 채택하고 융합하도록 도와주는 과정이다. 교회 공동체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신앙과 삶을 나누며 가치를 창조하는 일을 도와야 한다. 교회 교육은 삶에서 다루어진 주제들을 논의하고 성찰하도록 공적인 대화에 참여하는 방법을 배우게 한다. 따라서 교육 목회는 신앙의 전통과 메시지를 이어받아 오늘 교육 현장에서 미래를 바라보는 과제와 방법을 배우게 한다. ‘어린이와 청소년, 그의 이름은 오늘’이다. 미래 세대를 위한 오늘 교육 목회의 과제 성찰과 방법의 실천은 미래를 하나님의 뜻으로 이어가게 한다.
임영택 박사
협성대학교 기독교교육학 교수
LID Leadership Journal 2019
[1] 은준관, 인간 창조의 마지막 불꽃 (서울: 오이팜, 2014).
[2] 한국일보, 2016년 12월 19일 기사 참조.
[3] Washington Post, 2015년 5월 12일 기사 참조.
[4] 미주 시카고 한국일보, 2018년 4월 16일 기사 참조.
[5] Parker Palmer, 가르칠 수 있는 용기, 이종인, 이은정 역 (서울: 한문화, 2008).
[6] Michael J. Sandel,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안기순 역 (서울: 와이즈베리. 2012).
[7] 미주 시카고 한국일보, 2018년 4월 21일 기사 참조.
[8] 임영택, “초기 웨슬리 공동체의 설교의 교육 목회적 적용” 기독교교육정보, 56집 (2018): 133-165.
[9] 임영택, 나형석, 예배 교육 목회 (서울: 도서출판 kmc, 2012).
[10] 임영택, 교육신학의 문화적 접근 (서울: 한들출판사, 2007), 20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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