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Equipping Leaders Korean 국제 NGO 활동가의 눈으로 본 빈부 양극화

국제 NGO 활동가의 눈으로 본 빈부 양극화

By Seung Ho Chung

Stock Earth at night 72px

이 글은 ‘LID 2023 리더십저널’에 실린 글로 4편으로 나눠 게재합니다.

“첨단 기술과 융합 기술을 이야기하는 이 풍요롭고 풍성한 시대에 우리 공동체 한쪽에, 우리 지구촌 한편에 절대 빈곤과 기아에 허덕이는 아이들과 취약 계층이 10억에 육박한다는 사실은 이 시대의 비극이고 인간성의 파국이다. 20억은 Hidden Hunger, 곧 보이지 않는 기아, 영양 결핍 상태다.”

양극화Polarization라는 주제로 글을 써 달라는 원고 부탁을 받고 단번에 쉽게 ”예스”한 나의 성급함에 머리를 쥐어박고 싶었다. 거의 책상에 앉을 새가 없는데 언제 관련된 책이라도 읽어보고 자료라도 찾아보고 글을 쓴단 말인가? 조금은 가볍게 왜 내가 감히 양극화에 관해 쓴다고 했는지 그 이유부터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펜을 들었다.

감리교신학대학에 입학해 늘 내 마음에 열정을 가져다준 성경 구절은 누가복음 4장 18~19절이었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느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라는 예수님의 사명 선언문이 나의 비전이 되었다. 그래서 가난한 자들을 편들며 살기로 작정하고, 써클도 만들고, 활동도 하고, 그 시대 대부분이 그랬듯이 야학도 하고, 공장 노동자도 되고, 화전민촌 교회의 전도사로 사역하며 젊은 시절을 보냈다. 특히 양극화된 조국 한반도를 경험하며 기독교 사회주의를 탐구하게 되었다. 이데올로기의 양극화 시대에 기독교적 화해와 응답을 모색하고 싶었다. 그렇게 만난 분이 김창준(독립 선언서 33인 중 한 분이며 게렛신학교에서 수학 후 시카고한인제일연합감리교회에 목회하고, 감리교신학대학 교수 역임, 한국 전쟁 시 북으로 가서 생을 마감한 감리교 목사)이었다. 그가 주장한 “예수의 사회주의”는 내게 한 줄기 빛이었다. 그리고 클레어몬트신학대학교에서 예수의 CommunionLast Supper에서 발견한 “Humane Ministry”를 바탕으로 남북의 양극화된 이데올로기를 넘어설 길을 연구하는 기회를 얻었다. 그 공부를 마치고 지금 활동하는 Missional NGO 사역을 요청받았다. 학문적 작업을 넘어서 다시 실제적인 현장 사역을 통해 세계적 양극화로 소외되고 가난한 취약 계층과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내겐 큰 의미와 가치를 갖게 되었다.

그동안 경제의 양극화, 장애인 인식에 대한 양극화, 이데올로기의 양극화, 종교 신념의 양극화, 우루과이 라운드로 대변되던 세계 무역의 양극화, 신자유주의로 인한 양극화, 도시와 농촌의 양극화, 메가 처치와 개척 교회의 양극화, 미국에서 겪는 인종 간 양극화, 세대 간 양극화, 지지 정당에 따른 양극화, 동성애 이슈에 따른 양극화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양극화 이슈를 보면서 적대를 넘어 화해와 그를 위한 공감, 참여와 연대를 꿈꾸게 되었다. 하지만 내가 경험하는 많은 양극화 문제 중에 경제 불평등이 주는 양극화와 이를 주도한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인류의 고통이 된 현장을 다니며 경험했기에 이에 국한해서 글을 써보려 한다.

양극화에 대한 정의 중에 남찬섭 교수의 글을 인용하면 “계층 간 격차를 심화시키는 사회경제적 변화와 관련된 것으로 그런 격차의 심화를 포착하려는 개념적 도구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경제 소득의 불평등 자체와는 차이가 있는 극화Polarization 또는 집합화Clustering를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팬데믹 이후 세계 경제의 양극화는 더 가속화될 것이다.

언젠가 본 만평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만화가 있다. 국제선 점보 비행기 안에 좌석 등급에 따라 나누어진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동일한 기종의 비행기를 타고 동일한 목적지에 동일한 시간을 비행하지만, 그들이 어디에 앉았는지에 따라 차지한 공간과 서비스는 엄청난 차이를 가져온다. 그 양극화Polarization는 승객이 구입한 좌석 Class에 따른 것이다. 즉 경제적 불평등Inequality이 삶의 질을 양극화하는 모습을 가장 쉽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비행기 안이었다. 마치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 사회를 함축적으로 그려 놓은 듯했다.

세계화를 가속한 것은 무역, 교통수단과 통신 기술의 발달 덕이지만,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세계 주류 경제 질서로 주입한 것은 신자유주의 시장경제주의자들의 달콤한 설득이 있었다. 그 달콤한 사탕은 개인주의, 번영, 자유의 확대였다. 이 프로파간다에 세계는 환호하고 있었다. 이미 세계 자본주의는 노동 소득보다 금융 자본(주식 등)의 소득이 주도하는 시대로 넘어갔는데, 여전히 저임금 노동력에 생산성을 강조하며 근로 소득자들에게 개인의 자유와 번영을, 그리고 빈곤 국가들에겐 번영을 약속하며 환상을 심어주었다. 그 결과, 신자유주의 시장 경제 체제의 세계화는 한 나라 안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불평등과 양극화를 낳았을 뿐만 아니라, 사회, 정치 불안, 분쟁의 단초가 된 것이 사실이다.

더 안타까운 뉴스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세계 경제는 더 양극화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슬픈 분석이 지배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미 세계 여러 나라가 방역과 백신, 치료제 등을 통해 어떻게 양극화되었는지 경험했고,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약속이 얼마나 허울뿐인 번영이었는지를 한 번에 알려주었다.

We are the 99%

2011년 뉴욕 월가를 중심으로 일어난 정치 사회 운동의 슬로건은 유명하다. 이는 신자유주의 경제로 인해 미국 내 부와 소득이 상위 1%에게 집중됨으로 인해 중산층은 무너지고 저소득층은 더 많아졌는데, 일상을 유지해야 하는 시민, 개인과 가정의 문제는 이 양극화의 피해가 더 현실적이었기에 일어난 일이다. 이 일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월가가 무너질 때, 상상을 초월하는 국세로 대기업과 금융 회사들을 위한 금융 부조를 실시했다. 그러나 진작 피해를 본 시민들에게 돌아온 혜택은 없었다.

<21세기의 자본>의 저자,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학 교수와 에누엘 사에즈 버클리대학 교수는 2017년 3월에 발표한 글에서 미국 경제의 부의 편중이 가속화되고 분배되지 않고 있음을 통계 자료로 보여주었다. 그 조사에 의하면 1980~2014년까지 국민 소득을 분석한 결과 놀라운 수치를 마주하게 된다. 미국은 지난 35년간 하위 50%의 소득은 1% 성장한 데 비해, 상위 10%는 121%, 상위 1%는 205%, 0.001%는 636% 상승했다. 중산층은 미 전체 평균 소득의 증가율 61%에도 미치지 못했다. 엄청난 소득 불평등을 알려준다. 이 소득 불평등의 가장 큰 이유는 근로 소득은 늘지 않는데 금융 자본 소득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때문이었다. 결국 소득의 집중도는 양극화를 더욱 강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족이지만 가장 미국적인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한국, 일본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 나라는 유럽과 다르게 보수적 가치만을 주장하는 정당, 정부가 번갈아 국가를 운영하기 때문에 유럽식 사회주의 정책을 통해 경제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의지는 전혀 없어 보인다. 더욱이 경제학자들 대부분은 한국은 IMF를 계기로 양극화가 심화하였다고 한다.

국제 NGO 활동가의 눈으로 본 빈부 양극화 (2)

정승호 목사
미주기아대책 사무총장

LID Leadership Journal 2023

Contact Us for Help

View staff by program area to ask for additional assistance.

Related


Subscribe

* indicates required

Please confirm that you want to receive email from us.

You can unsubscribe at any time by clicking the link in the footer of our emails. For information about our privacy practices, please read our Privacy Policy page.

We use Mailchimp as our marketing platform. By clicking below to subscribe, you acknowledge that your information will be transferred to Mailchimp for processing. Learn more about Mailchimp's privacy practices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