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알곡
By Hyok In Kwon
스바냐 3:19~20, 누가복음 3:7~17
최근 대한민국은 경제적 빈부, 정치적 이념, 세대, 성별, 종교 등 다양한 영역에서 갈등이 심화한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놀랍게도 이러한사회 속에서도 모두가 동의하는 가치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능력주의입니다. 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따라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이념은 한국 사회를 묶는 유일한 통합 가치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능력주의는 경쟁과 불공정을 더욱 심화시키며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이러한 현상을 극명하게 보여주며 냉혹한 경쟁과 승자독식의 현실을 반영했습니다.
이처럼 공정과 공평이 어려운 문제로 떠오른 현실에 대해 오늘의 구약 본문인 스바냐는 “그 때”를 말합니다. 여호와의 날이 오면, 세상에 진정한 공의가 임해 불의한 자는 심판을 받고 의로운 자는 구원을 받을 것이라는 희망을 선포합니다. 스바냐는 이때 일어날 일을 네 가지로 말합니다. 하나님이 괴롭게 하는 자를 벌하고, 저는 자를 고치시며, 쫓겨난 자를 모으고, 멸시받는 자를 존중하게 하실 것이라고 전합니다. 그러나 이런 메시지를 단순히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사람이 바뀐다고 해서 세상이 좋아진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선과 악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는 선과 악이 공존하는 세상의 본질을 잘 보여줍니다. 노아가 방주에 동물의 한 쌍씩 태울 때, "선"은 짝을 찾아"악"과 함께 방주에 탑니다. 이처럼 선과 악은 세상에 공존하며, 우리 안에서도 끊임없이 갈등을 일으키는 요소입니다. 개인 안에 선과 악이공존하고 있으며, 그 성향이 어떻게 드러나는지에 따라 인간은 이중성을 가지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의 신앙은 내적 갈등을 다루며 선한 싸움을 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신약 본문에서 세례 요한은 장차 오실 그리스도를 소개하며, 그가 알곡은 곳간에 모으고 쭉정이는 불에 태우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를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의 구분으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한 개인의 내면에 적용할 때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우리는 모두 선과 악의 성향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그리스도는 이 중에서 악한 것은 버리고 선한 것은 취하실 것이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완전히 선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우리에게 신앙은 죄인임을 고백하고 회개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따라서 쭉정이를 알곡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오직 그리스도만이 하실 수 있는 일입니다.
변화는 반드시 외적 실천을 통해 열매를 맺어야 한다.
세례 요한은 알곡이 되려는 사람들에게 세 가지를 제시했습니다. 첫째, 가진 여유를 다른 이들과 나누는 것. 둘째, 부당한 이익을 추구하지않는 것. 셋째, 억압과 강탈을 멀리하는 것입니다. 요한이 제시한 이 방법들은 개인의 신앙생활을 넘어 실제 삶의 실천을 강조합니다. 믿음은 개인의 내적 변화에서 시작하지만, 이 변화는 반드시 외적 실천을 통해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우리가 변화될 때, 우리 주변도 함께 변화하며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게 됩니다.
알곡이 되기 위해서는 자기 신앙생활에 매진하면서 건강한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가야 합니다. 성령과 불의 세례는 격정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삶에서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단순히 세례를 받고 교인으로 등록하는 것만으로 증명되지않습니다. 지금까지의 이기적인 삶을 벗어나 이웃과 공동체를 위해 그리스도의 말씀을 실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존재가 되는 것은 불편하고 아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변화될 때, 우리는 진정한 알곡이 되고 공정하고 공평한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그때, 우리가 바랐던 세상의 정의도 함께 이루어지며, 모두가 함께 알곡을 수확하는 기쁨을 누릴 수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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