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떡집
By Hyok In Kwon
미가 5:2~4, 누가복음 1:46~55
교회란 무엇일까요?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회를 전쟁터의 야전 병원에 비유했습니다. 야전 병원은 다친 군인을 치료하는 곳으로, 병원에 오는 이가 누구든 그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전력을 다합니다. 마찬가지로 교회도 영혼을 살리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많은 이들이 세상을 전쟁터에 비유하며, 그 속에서 상처받은 영혼들이 치유를 위해 교회를 찾는다고 말합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은 "사회 속에 교회를 심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는 교회가 모든 상처받은 이들을 위해 일하기 위해, 삶 속에 깊이 자리 잡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구약의 선지자 미가는 메시아 왕국이 이스라엘을 다스릴 것이며, 그 왕은 작고 소외된 베들레헴 에브라다에서 나올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베들레헴은 '떡집'을, 에브라다는 '풍성함'을 의미합니다. 요한복음 6장 35절에서는 예수님이 "나는 생명의 떡"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예수님이 하늘로부터 내려온 영원한 생명의 떡이라는 의미로, 풍성한 떡집인 베들레헴에서 생명의 떡이 나올 것이라는 미가의 예언이 성취된 것입니다.
누가복음의 본문도 미가의 떡집을 언급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누가는 아기 예수를 낳을 마리아를 '떡집'으로 봤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베들레헴 에브라다나 마리아 모두 당시 소외된 존재였다는 점입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이 기대하지 않은, 낮고 별 볼 일 없는 곳을 통해 오셨습니다.
교회는 생명의 떡을 나누어 세상을 변화시키는 곳이다.
왜 주님은 풍성한 떡집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모습으로 오셨을까요? 그 답은 마리아의 찬양, "마그니피카트"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찬양은 세상의 이치와 정반대되는 혁명적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신학자 윌리엄 바클레이는 이를 하나님에 의한 세 가지 혁명이라 부르며, 기독교의 정수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했습니다.
첫 번째, 내면적 혁명입니다. "마음의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고"라는 구절은 자기 자신을 우상처럼 섬기는 이들의 삶이 하나님에 의해변화된다는 마리아의 고백입니다. 마리아는 하나님의 뜻에 모든 것을 맡기는 순종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내면의 혁명이 생명을 살리는기독교 신앙의 핵심입니다.
두 번째, 정치적 혁명입니다. 누가복음 1장 52절의 "권세 있는 자를 그 위에서 내리치셨으며 비천한 자를 높이셨고"라는 구절은 세상의 지위나 권력이 하나님 나라에서는 무력화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마리아는 낮고 미천한 존재였지만, 하나님 나라에서는 생명의 떡을 먼저 영접할 떡집이 되었습니다.
세 번째, 경제적 혁명입니다. "주리는 자를 좋은 것으로 배불리셨으며 부자는 빈 손으로 보내셨도다"라는 구절은 삶의 원칙을 시장가치에서생명의 가치로 변화시킨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생명의 소중한 가치가 실현될 평화로운 세상을 이루고자 하십니다.
마리아의 찬양은 오늘날 교회가 넉넉한 떡집이 되는 길을 가르쳐줍니다. 이를 위해서는 내면의 중심이 하나님으로 변화되어야 하고, 세상의가치가 아닌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추구해야 합니다. 풍성한 떡집인 우리 교회가 생명의 떡을 나누어 세상을 변화시키는 귀한 떡집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오늘 우리의 또 다른 이름은 ‘풍성한 떡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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