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갈등 시대의 교회의 역할 (1)
By Sang-Won Doh
양극화는 전 세계적으로 점차 심화하여 갈등을 뛰어넘어 전쟁과 같은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문화 갈등이라는 용어보다는 이제 문화 전쟁이라는 단어가 사용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한국과 미국은 가장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 나라다. 미국에 사는 한인 디아스포라는 이 두 가지 갈등을 몸으로 느끼면서 살고 있다. 안타깝게도 성소수자 목사 안수와 결혼 문제는 몇 년 동안 연합감리교단을 창립 이래 가장 크게 흔들고 있다. 이민 한인교회들은 차별금지법 반대를 그 어느 문제보다 더 심각하게 반대하는 한국 교회의 영향을 직, 간접적으로 받고 있다. 이는 미국과 한국에서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는 정치적, 문화적, 사회적 갈등의 반영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때 다양한 문화, 인종, 계급을 뛰어넘어 하나의 공동체를 지향하는 교회는 어떤 정체성을 지녀야 할지를 생각해보고자 한다.
1. 통계로 본 양극화 혹은 문화 전쟁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그중에 미국과 한국의 정치, 사회, 경제적인 양극화 현상은 가장 심각한 것으로 통계 자료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21년 11월 퓨리서치센터에서는 경제적으로 부유한 17개국을 대상으로 사회의 다양성과 분열에 대한 통계를 냈다.[i] 미국과 한국에서 정치 갈등이 얼마나 심각한가에 대한 질문에 미국과 한국이 90%로 ‘심각’ 또는 ‘매우 심각’하다고 답변하고 있다. 지지 정당에 따른 사회 갈등은 현재 미국과 한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하게 경험한다. 또한 다른 종교를 믿는 그룹 간의 갈등에 대해 한국이 61%로 가장 심각한 갈등이 있는 것으로 통계에서 드러난다. 이는 다른 조사 대상국 가운데 종교 갈등이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절반이 넘는 국가는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프랑스가 유일했다. 또한 국내에서 인종과 민족 등으로 인한 갈등도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57%에 달했다. 이는 소수 인종의 퍼센티지가 높은 미국(71%), 프랑스(64%)에 이어 이탈리아와 공동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한국이 문화 갈등의 수치가 높은 것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국제 여론 조사 업체 입소스와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정책연구소가 전 세계 28개국 성인 2만 3천 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 결과[ii]에 의하면, 조사 항목 12개 중 7개 항목에서 한국인들이 느끼는 갈등 강도가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진보, 보수 등 이념 갈등이 심각합니까”라는 항목에서 한국은 87%로 2위인 미국(85%)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왔다. “지지 정당별 갈등이 심각한가”에서는 91%가 그렇다고 했고, 미국의 90%를 앞질렀다. “학력에 따른 갈등이 심각합니까”에서는 70%로 2위인 미국(50%)보다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한다. “남녀 갈등이 심각합니까”에서는 한국이 80%로 2위인 중국(63%)과 큰 차이를 벌리고 있다. “빈부 갈등이 심각한가”에 대해서는 한국이 91%로 1위다. “세대 갈등이 심각한가”의 답변에서 한국은 80%로서 2위인 인도(61%)에 비해 큰 차이를 보인다. “종교 갈등이 심각한가”에 대해서는 한국이 78%로 오래된 이슬람과 힌두교의 갈등이 있는 인도(75%)보다도 더 높은 통계를 보여 준다. “전반적으로 문화 전쟁으로 인해 당신의 국가가 분열되었다고 보는가”에 대해 남아프리카공화국(58%)이 1위이고, 미국과 인도(57%)가 2위이며, 한국이 41%로 8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이례적인 한국 사회에 대한 통계는 한국인들이 유난히 갈등에 예민하게 반응해서일 수도 있고, 통계 하나만으로 한국 사회를 판단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갈등으로 느끼는 위협과 상실감은 한국 사회에 아주 만연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미국 사회도 양극화를 뛰어넘어 시민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상황이다. 총기 규제에 대한 문제, 특히 최근 주별로 낙태 금지에 대한 법안을 결정하게 된다면, 더 나아가 2024년에 4년 만에 정당의 변화가 일어난다고 한다면 미국 사회가 어떻게 나아갈지 매우 염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2017년 퓨리서치센터에서 발행한 미국 내에서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하는 과정을 잘 보여주는 통계 자료[iii]가 있다. 민주당과 공화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중간치를 내서 1994년과 2017년을 비교한 결과 양극화의 현상이 지난 20~30년간 지속해서 심화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인물에 따라 혹은 정책에 따라 정당에 대한 투표를 바꿀 수 있는 중간층은 소멸하고 있는 것을 잘 볼 수 있다.
한국 사회의 대표적 문화 전쟁은 한국리서치 주간 리포트의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 여론 조사[iv]에 대표적으로 나타난다. 동성 결혼의 법적 허용에 관한 여론 조사에서 여성 20대에서 30대는 61%가 허용해야 한다고 하지만, 남자 60세 이상은 73%가 반대하고, 개신교인의 72%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몇 년 전 서부지역 한인연합감리교회의 통계에 따르면 약 90% 이상이 동성 결혼의 법적 허용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온 것으로 보아 한인 이민 사회는 한국보다 더 보수적이라 추정한다. 한국 사회를 전체적으로 보면 36%가 동성 결혼의 법적 허용을 지지하고, 52%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전반적으로 60세 이상 남자, 개신교 신자, 종교가 ‘중요하다’고 응답한 부류에서는 반대 의견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30대 여성이나 진보층에서는 찬성하는 부류의 목소리가 높았다. 특별히 주목하고 싶은 것은 전도 대상이 되는 무종교인들 가운데 43%가 동성 결혼의 법적 허용을 찬성하였고, 42%가 반대하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동성 결혼의 법적 허용의 옳고 그름을 묻는 틀에서 벗어나서 보면, 한국 개신교의 60대 이상 연령층은 양극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그것이 전도 대상에 해당하는 젊은 층이나 진보적인 이념 성향을 보인 집단, 혹은 무종교인들을 향한 접근성을 떨어뜨리리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갈등이 심각하고 교회도 양극화의 중요한 한 주축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진리 수호라는 차원에서 사회 분열과 세대 간 갈등을 무시하고 한 세대의 진리를 다른 세대에 강요하며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 경제적 갈등과 수많은 소외층이 양산되고 있는 양극화의 시대에 교회는 어떤 사명을 감당해야 할 것인가? 만일 교회가 사회 통합과 치유의 역할을 감당하려면 어떤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인가?
도상원 목사
대뉴저지연회 라리탄쇼어 지역 감리사
[i] Laura Silver, Janell Fetterolf and Aidan Connaughton, “Diversity and Division in Advanced Economies: Most embrace diversity but see conflicts between partisan, racial and ethnic groups,” Pew Research Center, Oct. 13, 2021.
[ii] Bobby Duffy and Gideon Skinner, “Culture Wars around the world: how countries perceive divisions,” Ipsos and the policy Institute in King’s college London, Oct. 14, 2021, Survey of 23,004 adults 16-74 y/o in 28 countries, Dec. 23, 2020-Jan. 8, 2021.
[iii] “The Partisan Divide on Political Values Grows Even Wider,” Pew Research Center, Oct. 5, 2017.
[iv] 한국리서치 주간리포트 (제138-3호), “여론 속의 여론: 사회지표,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1,” 2021.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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