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갈등 시대의 교회의 역할 (3)
By Sang-Won Doh
양극화는 전 세계적으로 점차 심화하여 갈등을 뛰어넘어 전쟁과 같은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문화 갈등이라는 용어보다는 이제 문화 전쟁이라는 단어가 사용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한국과 미국은 가장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 나라다. 미국에 사는 한인 디아스포라는 이 두 가지 갈등을 몸으로 느끼면서 살고 있다. 안타깝게도 성소수자 목사 안수와 결혼 문제는 몇 년 동안 연합감리교단을 창립 이래 가장 크게 흔들고 있다. 이민 한인교회들은 차별금지법 반대를 그 어느 문제보다 더 심각하게 반대하는 한국 교회의 영향을 직, 간접적으로 받고 있다. 이는 미국과 한국에서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는 정치적, 문화적, 사회적 갈등의 반영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때 다양한 문화, 인종, 계급을 뛰어넘어 하나의 공동체를 지향하는 교회는 어떤 정체성을 지녀야 할지를 생각해보고자 한다.
3. 다름이 인정되지 않는 (이민) 한인교회
몇 년 사이 한국이라는 브랜드 가치는 끝없이 오르고 있다. 같은 한국 사람으로서 어리둥절할 정도이며 감탄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한국 사람이 특별하다는 왜곡된 선민사상이 자리 잡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팬데믹 기간 미국에서 아시안들에 대한 차별은 심각해졌으며 많은 한인이 아시안 차별에 저항하며 열심히 시위에 참여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 안의 타인에 대한 배려도는 어느 정도로 성숙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연합감리교회 내 다인종을 섬기는 한인 사역자(대부분 1세)가 약 550명 정도가 된다는 사실은 그 어느 미국 주류 교단에서도 발견할 수 없는 현상이다. 한인들이 주류 미국 사회의 각 지역에서 지도자로서 영향력을 미친다는 사실은 자랑스러운 현실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에 반하여, 이민 한인교회에 한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다른 인종 목회자가 담임 목회자로 파송되면 그들을 한인 공동체는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규모가 제법 되는 한인교회에 여성 목회자가 담임 목회자로 파송될 수 있을까? 미국 사회에 살면서 당연하게 여기지만, 한국 교회는 인종 문제나 여성의 지위 문제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에 대해 제대로 반성하고 짚고 넘어간 적이 없으며 유의미한 실천이나 운동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토록 다름이 인정되지 않는 문화 속에서 사회적 갈등의 요소를 성숙하게 해결하기를 기대하기란 매우 어려운 현실이다. 교회의 성장 신화 혹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효과적 교회 경영이 중시되어 우리는 남들에게 들이대는 기준을 스스로에게는 적용하지 않았다.
다음 세대 교회도 크게 다르지 않다. 목회자 선정 기준이 너무 높다. 백인 남성이라면 혹시 가능성이 있겠지만, 그 외의 다른 인종, 혹은 심지어 1세들 중에 영어를 제법 하는 사람들도 담임 목회자로 받아들여지고 효과적으로 사역을 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사회, 경제적으로 상위층에 있는 교인들이 많기 때문에 다음 세대 목회자들의 교육 수준 등이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2세 목회자들이 갈수록 부족해져서 일어나는 현상이기도 하지만, 그 원인을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우리는 창조적으로 되기 마련이지만, 현재는 다른 형태로의 전환이 일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1세대뿐 아니라 다음 세대에서도 다양성의 존중을 찾아보기 힘들다.
미 연합감리교회에서 많은 한인 사역자들은 다양성을 존중하고 소수 인종을 환대하며 어떠한 종류의 차별 없이 열린 공동체를 지향하는 문화의 덕을 보고 있다. 물론 미국 내 보수주의자뿐 아니라 진보주의 문화 속에도 보이지 않는 인종 차별이 있다. 모델 마이너리티이기 때문에 평상시에는 잘 보이지 않던 인종주의적 차별에 대해 이름을 붙이고 그 폭력성을 드러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민 한인 사회와 교회, 특히 한인교회들은 다름이 용납되지 않는 문화에 대한 깊은 반성과 싸움도 진지하게 하여야 할 것이다.
도상원 목사
대뉴저지연회 라리탄쇼어 지역 감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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