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갈등 시대의 교회의 역할 (4)
By Sang-Won Doh
양극화는 전 세계적으로 점차 심화하여 갈등을 뛰어넘어 전쟁과 같은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문화 갈등이라는 용어보다는 이제 문화 전쟁이라는 단어가 사용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한국과 미국은 가장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 나라다. 미국에 사는 한인 디아스포라는 이 두 가지 갈등을 몸으로 느끼면서 살고 있다. 안타깝게도 성소수자 목사 안수와 결혼 문제는 몇 년 동안 연합감리교단을 창립 이래 가장 크게 흔들고 있다. 이민 한인교회들은 차별금지법 반대를 그 어느 문제보다 더 심각하게 반대하는 한국 교회의 영향을 직, 간접적으로 받고 있다. 이는 미국과 한국에서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는 정치적, 문화적, 사회적 갈등의 반영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때 다양한 문화, 인종, 계급을 뛰어넘어 하나의 공동체를 지향하는 교회는 어떤 정체성을 지녀야 할지를 생각해보고자 한다.
4. 거룩한 공교회가 가지는 권위
사도신경을 영어로 가르칠 때 catholic이라는 단어가 천주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 교회 혹은 공교회를 의미한다고 가르쳐 왔다. 나는 그 내용이 예수를 믿는 교회라고 한다면 웬만하면 서로 교회로 인정해 주겠다는 의미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 의미는 예수를 주로 섬기는 공동체는 서로 다르다고 할지라도 하나의 언약 공동체 됨을 선포하는 것이었다. 그 언약의 주체는 우리가 아니라 주인이신 예수이기 때문에 아무리 불편해도 같이 살겠다는 선포였다. 주님과 교회의 언약 관계가 결혼 언약의 기초가 된다. 하나님이 짝 지워주신 것을 사람이 나눌 수 없음이 언약의 핵심이다. 언약이 거룩한 가정을 만드는 것이고 가정을 거룩한 공동체가 되게 하는 것은 결혼을 집례하는 교회의 권위 때문에 가능하다. 그 권위는 교회가 그 언약을 살아내기 때문에 가능하다. 교회가 공교회성을 버린다면 혹은 당파성에 교회가 늘 나뉜다면 그런 교회가 거룩하다고 할 수 있을까? 교회가 양립화 사회에서 한쪽으로 쏠려 다른 쪽 영혼들을 대상화한다면 교회의 공교회성은 무너지는 것이다. 역사를 바라볼 때 교회는 진리 수호라는 이름으로 끊임없는 분열을 겪어왔고 같은 사상 체계나 같은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들끼리 교회를 이뤄온 것은 사실이다. 역사가 그렇기에 그것을 반복하는 것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면 우리는 교회의 하나 됨과 교회의 거룩함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
양극화 혹은 문화 갈등이라는 시대 정신에 대항해 반문화적이며 권위 있는 메시지를 전하는 사명, 즉 교회의 본질적인 요소인 공교회성을 살아내지 못했다면, 우리는 어떻게 앞으로 교인들이 서로 싸우고 나서 다른 교회로 떠나려고 할 때 무슨 근거로 그들을 붙잡을 것인가? 이혼을 생각하는 가정들에 어떻게 권위 있게 섬김으로 하나 됨을 설교할 수 있겠는가? 교회 안에 분파가 생기고 계파가 생겨서 서로 반목하고 갈등할 때 교회는 어떤 권위를 가지고 그들에게 하나가 되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세상의 양극화 혹은 문화 갈등이라는 시대정신을 가감 없이 반영하며 교회가 분열을 겪는 사실, 혹은 교회가 사회 분열에 기여하는 현상에 크게 아파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완악함과 무력함을 고백하고 약함의 실천으로 서로를 위한 자리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교회가 약해질 때 그때에야 하나님이 주시는 권위가 생길 것이다.
우리 자신의 힘과 능력을 더 많이 신뢰할수록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더 적은 것을 가지게 된다. 우리의 인간적 약함은 하나님께 나아가는 데 장애물이 아니다. 이렇게 약함을 받아들이는 것은 단지 우리의 한계를 인식하는 것만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자신의 힘보다 훨씬 더 큰 힘을 경험하고 그 힘에 우리를 의탁하는 것을 의미한다. 브루더호프 공동체의 창립자인 에버하르트 아놀드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힘을 해체하는 것, 바로 이것이 은혜의 뿌리다. 우리 안에서 아주 작은 힘이 일어난다면, 그만큼 성령님과 하나님의 권위는 뒤로 물러설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바로 이것이 하나님 나라에 대한 오직 한가지 가장 중요한 통찰이다. -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 [i]
도상원 목사
대뉴저지연회 라리탄쇼어 지역 감리사
[i] 마르바 던, “세상 권세와 하나님의 교회,”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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