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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 극복을 위한 기독교 신학과 사역 (5)

Hwa Young C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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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중심에서 주변으로

세 번째의 패러다임 전환은 중심에서 주변으로의 전환이다. 신학자 이정영에 의하면 이 전환은 단순히 중심에서 주변으로 시각과 환경을 옮기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1] 주변과 주변이 만나는 지점에 “창조적 중심”Creative Core이 새로 생겨서 권력이나 부가 한 곳으로 장기 집중되어 독재 권력이나 재벌 독점 등이 생기지 않도록 막아주고, 또한 모든 지역의 모든 사람이 한 번쯤은 중심의 삶의 자리를 경험할 가능성을 열어준다. 이는 기존의 중심으로 가고자 끊임없이 추구하는 성공 지향 주의, 사회적 사다리 위로 올라가기 등과는 다른 가치를 보여준다. 오히려 주변 중의 주변을 계속 추구하면서 새로운 중심을 만들어낸다. 역설적인 표현이지만 “주변으로 주변을 극복한다”고 한다.[2]

사회학적 측면에서 중심이란 권력, 부, 좋은 학교와 의료 시설 등의 자원을 지닌 지역이나 삶을 말한다. 주변은 소외되고 가난하며 자원이 모자라는 지역과 삶을 상징한다. 중심과 주변이 꼭 장소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나, 근현대 세계 역사를 큰 그림으로 봤을 때 힘과 자원이 서양에 그리고 지구 북쪽 지역에 몰려 있어 왔다.[3]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부유한 북미와 정치 경제적으로 난관이 많은 남미가 대조되고, 유럽에서는 비슷한 이유로 서유럽/북유럽과 동유럽이 비교된다. 또한 “남”의 대표 자리에 아프리카가 있지만, 세계 경제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G7 국가는 일본을 제외하고 모두 북미, 서유럽, 북유럽 국가들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서양 나라들이 동양 나라들을 침공하거나, 유럽 나라들이 남미와 아프리카를 식민 지배한 역사적 유산이 있고 그로 인한 악영향은 지금까지 남아있다. 예외도 있다. 동양의 일본이 한국을 비롯한 다른 동양 나라들을 침공하고 식민 지배한 아픈 역사다. 또한 이 큰 그림 안에도 각 지역, 대륙, 나라, 도시 안에도 중심과 주변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미국의 이민 개혁을 위한 비영리단체인 전국이민포럼National Immigration Forum의 대표인 알리 누라니는 최근 테드 데일리 토크에서 자원이 많은 곳이나 일이 있는 곳으로 사람들이 이동하는 것은 결국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4] 이는 중심 세력이 한군데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이동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민자들이 그들의 언어문화를 새롭게 정착하는 곳에 나누며 중심과 주변이 섞이도록 연결해 준다. 중심 우선이 아니라 주변에 더 신경을 쓰고, 관심을 가지며 선한 변혁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주변을 향해 하나님 사랑을 나눌 때 양극화 극복의 희망이 나타난다.

예수는 당시 지정학적 양극화의 역학 관계 속에 항상 주변에 관심을 보였다. 힘없고, 가난하고, 건강이 여의찮고, 관심을 받지 못하는 주변 이들과 함께하고, 목소리가 없고, 사회적 힘이 없어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어쩔 수 없는 처지에 있는 자들을 옹호하였다. 그리고 주변 위치에서 새로운 중심을 찾았다. 예루살렘이라는 중앙과는 멀리 있는 시골의 주변인 갈릴리에서 새로운 하나님 운동을 시작하였고, 정치 경제 학문 등 여러 분야의 엘리트와는 거리가 먼 어부들을 첫 제자로 불렀다. 예수가 끊임없이 주변을 향해 하나님 사랑을 나누었듯이 오늘날 교회도 그 시선과 발걸음이 주변으로 향할 때 양극화 극복의 희망이 더 있을 것이다.

마치는 말

예수가 보여준 제3의 길은 멋있었다. 갈등이 만연했던 양극화된 사회 구조 안에서 어느 한쪽으로 몰리는 것이 아닌, 창조적인 새로운 사회의 비전이었다. 전쟁을 통한 승리, 신분 상승을 위한 권력, 부의 축적을 통한 행복 등이 정도正道로 여겨지던 상황에서 예수는 그 길을 거부하고 평화, 사랑, 용서, 동정, 정의, 화해, 치유를 추구하는 제3의 길을 스스로 걷고, 그 길을 따르는 제자들을 부르고, 오늘날 여전히 양극화 시대에 사는 우리도 그 길을 따르라는 부름을 받는다.

양극을 바탕으로 억압, 폭력, 전쟁이 지속될 때 우리는 모두 파멸할 것이다. 한쪽만 망하는 것이 아니다. 폭력을 쓰는 자는 폭력으로 멸망함을 역사는 보여준다. 유대-로마 전쟁 직후에는 로마가 승리했지만, 결국 로마 제국은 멸망했다. 모두 살 방법은 예수의 제3의 길을 통해 추구하는 하나님 나라다. 노예 제도, 인종 차별, 성차별 등 모든 억압 체제를 버리고 상호 공존 체제로 갈 때만이 생명의 가능성이 보인다.

기독교의 성육신 신학은 이미 신과 인간이라는 우주의 가장 큰 양극이 그리스도에게서 잘 조합됨을 보여준다. 기독교 교회는 하나 됨을 추구하는 세례와 성찬이라는 성례가 있다. 물론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완벽한 신학과 성례가 완벽한 교회 공동체를 만들지는 않는다. 교회 자체도 양극화 현상에 시달리는 현실이다. 그러나 예수의 제3의 길과 초대교회의 혁신적 신앙을 이어받고, 또한 동양 철학의 공동체 중심 삶이 몸에 밴 한국 기독교인들이 양극에서 스펙트럼으로, 개인에서 공동체로, 중심에서 주변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 것을 믿고 소망한다.

양극화 극복을 위한 기독교 신학과 사역 (1)

정화영 Ph.D
연합감리교회 북일리노이연회 감리사

LID Leadership Journal 2023


[1] Jung Young Lee, Marginality: The Key to Multicultural Theology (Minneapolis: Fortress Press, 1995). 이 책은 사회학적 분석과 신학적 해석을 잘 조합한다.

[2] Ibid., 98.

[3] Harm de Blij, The Power of Place: Geography, Destiny, and Globalization’s Rough Landscape (Oxford &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09).

[4] Ali Noorani, “The humans at the center of the U.S. immigration debate.” TED Talks Daily. June 30,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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